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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나 작가의 일곱 개의 초록 (감정선, 구조, 메시지)

by start03 2025.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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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초록 책 표지 사진
일곱 개의 초록 책 표지 사진

『일곱 개의 초록』은 황보나 작가가 섬세하게 직조한 감정의 그물망을 따라가며, 상처 입은 청소년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씩 치유되는 과정을 담아낸 청소년 성장소설입니다. 제목에 드러난 ‘초록’은 단순한 색깔을 넘어 희망, 생명, 성장, 관계 회복 등의 은유를 품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환경’이라는 소재를 감성적 언어로 풀어내며, 감정선의 흐름과 구조적 장치, 그리고 주제의식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완성도 높은 서사로 평가받습니다. 본 글에서는 감정선의 흐름, 서사 구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일곱 개의 초록』을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감정선 : 각자의 상처가 교차하는 7개의 이야기

『일곱 개의 초록』은 총 7개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단편은 다른 인물, 다른 상황, 다른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내면의 결핍과 상처, 회복의 가능성이라는 테마를 공유합니다. 이 작품에서 감정선은 단순히 “슬픔→희망”의 직선 구조가 아닌, 곡선 형태로 출렁이며 각 인물의 심리와 외부 세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진폭을 더합니다. 예를 들어, 한 인물은 가족의 이혼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을 탓하며 침묵 속에 머무릅니다. 또 다른 인물은 친구와의 단절을 극복하지 못하고 분노와 자책을 반복합니다. 이러한 감정들은 겉으로는 평범한 일상 속에 녹아 있지만, 독자는 서술자의 감정선에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인물과 함께 고통을 느끼고, 다시 회복을 기대하게 됩니다. 작가는 이 감정의 진폭을 섬세한 문체로 표현합니다. 군더더기 없는 짧은 문장 속에 담긴 감정의 잔향은 독자로 하여금 각자의 기억과 경험을 떠올리게 만들며, 단순한 감정 이입을 넘어서 공감의 층위를 확장합니다. 특히 등장인물들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타인을 이해하려 애쓰는 순간들에는 절절한 감정의 농도가 느껴지며, 이는 소설이 전달하는 가장 큰 감성적 힘이 됩니다. 이처럼 『일곱 개의 초록』의 감정선은 독자가 “누구나 상처받지만, 누구나 회복할 수 있다”는 정서적 결론에 도달하게 만드는 감정적 흐름의 설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구조 : 일곱 개의 이야기, 하나의 정서

『일곱 개의 초록』은 전통적인 장편 서사가 아닌, 독립된 7편의 단편들이 모여 있는 옴니버스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별개의 이야기로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제적 통일성과 감정의 일관성을 통해 하나의 커다란 감정 서사를 완성합니다. 이처럼 옴니버스 구조를 활용하면서도 전체적인 흐름을 잃지 않는 점이 이 작품의 구조적 강점입니다. 각 단편의 길이는 짧지만, 극적인 전환보다는 일상에서 감정을 포착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그리고 각각의 이야기는 ‘초록’이라는 키워드 아래 묶여 있습니다. 이 ‘초록’은 식물, 자연, 생명력, 기억, 치유 등 다양한 상징으로 기능하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이야기 간의 연결성을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흥미로운 점은 등장인물 간의 직접적 연결이 없더라도, 이야기 간 감정적 리듬이 유사하게 흐른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이야기에서는 ‘잃어버린 반려동물’이 중심이 되고, 다른 이야기에서는 ‘엄마와의 거리감’이 소재로 등장하지만, 두 이야기 모두 상실과 회복이라는 정서를 중심에 둡니다. 이는 읽는 이로 하여금 각 단편을 넘어선 전체적 공감의 흐름을 경험하게 해 줍니다. 이와 같은 구조는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독자에게도 매력적입니다. 단편이라는 짧은 호흡 속에서 응축된 감정과 메시지를 느낄 수 있고, 전체적으로는 하나의 서사시처럼 읽히는 문학적 구성력이 빛납니다. 이는 황보나 작가의 치밀한 구상과 감정적 연결 능력이 잘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메시지 : 상처 속 초록, 감정의 생태를 되살리다

『일곱 개의 초록』은 감정의 생태를 복원하는 소설입니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단순한 치유의 서사나 성장의 이야기 그 이상을 시도합니다. 이 작품의 메시지는 매우 현대적이며, 특히 감정과 생태의 연결성을 기반으로 합니다. 우리는 종종 감정의 회복을 개인 내부의 문제로 치부하지만, 이 작품은 인간의 감정도 생태처럼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고, 상호 순환해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합니다. 즉, 감정도 돌봄과 이해,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곧 ‘환경’이라는 외적인 생태와도 닮아 있습니다. 각 단편에서 등장하는 자연물(나무, 풀, 물, 비, 흙)은 단지 배경이 아니라 심리적 상징으로 기능합니다. 초록색은 인물들의 내면 회복의 색깔이자, 감정의 온도를 나타내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황보나 작가는 생태 감수성을 단지 자연보호 차원으로 국한하지 않고, 감정 생태학이라는 넓은 주제로 끌어올립니다. 또한 이 작품은 독자에게 ‘함께 살아가는 감정의 윤리’를 제시합니다. 타인의 감정을 무시하거나 함부로 판단하기보다는, 그 안의 틈을 들여다보고, 기다려주고, 조심스레 다가가야 한다는 태도 말입니다. 특히 청소년 독자들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낯설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게끔 도와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처럼 『일곱 개의 초록』은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감정의 감수성을 되살리며, 감정도 살아 숨 쉬는 생명이라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웁니다.

황보나 작가의 『일곱 개의 초록』은 감정선, 구조, 메시지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감성 성장소설입니다.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따라가며, 자연과 인간, 상처와 회복, 개인과 타인의 경계를 문학적으로 넘나듭니다. 일곱 개의 초록빛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모두는 누군가에게 ‘초록’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조용히 안아주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 스스로의 감정 생태도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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