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충격파가 전달되었습니다. 금과 은 가격이 하루 만에 각각 12%, 35% 폭락했고, 비트코인 역시 8만 달러 선이 붕괴되는 등 자산시장 전반에 걸쳐 급격한 조정이 나타났습니다. 이번 인사는 단순한 의장 교체를 넘어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성과 연준의 독립성, 그리고 유동성 축소 가능성까지 시장에 복합적인 신호를 던지고 있습니다.
케빈 워시 지명과 연준 통화정책의 향방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가 5월 15일 종료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케빈 워시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워시는 2006년 35세의 나이로 최연소 연준 이사에 임명된 바 있으며, 스탠포드 출신으로 모건 스탠리 부사장을 거쳐 부시 행정부 시절 연준에서 활동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력은 그가 연준과 월스트리트, 백악관을 모두 경험한 인물임을 보여줍니다.
트럼프는 그동안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를 미적거린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으며, 새로운 의장에게도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워시는 트럼프의 견해에 동조하는 입장을 보여 왔기 때문에 친 트럼프 인사로 분류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워시가 다른 유력 후보들에 비해 덜 비둘기파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비둘기파는 금리를 내리고 돈을 푸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 매파는 금리를 올리고 돈줄을 조이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을 의미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워시가 현재는 비둘기파 성향을 드러내고 있지만, 과거 연준에서 활동하던 시절에는 매파 성향을 많이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그가 과연 비둘기파일지 매파일지에 대해 왔다 갔다 하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가 새로운 의장이 금리를 낮추기 원하는 자신의 요구를 따르면서도 이를 실제로 관철시킬 수 있을 정도로 월가와 연준의 동료들로부터 충분한 신뢰를 얻기를 바랐다고 설명했습니다. 워시는 트럼프의 요구도 맞추면서 시장에서도 말이 통할 수 있는 절충안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연준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6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 시작해서 연말까지 총 0.5% 포인트를 내릴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습니다. 이는 예전 전망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수준입니다. 워시가 취임할 경우 기준 금리를 내리기는 하겠지만 금리 인하의 폭과 속도는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워시가 시장을 불안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연준의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고, 인플레이션을 2% 목표까지 낮추며, 트럼프의 간섭으로부터 연준의 독립성을 지켜야 하는 세 가지 핵심 과제에 동시에 직면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금은 급락과 달러 강세의 구조적 배경
워시 지명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금융시장에서는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뉴욕 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12%까지 폭락했으며, 현재 트로이온스당 2,700달러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은 선물은 더욱 심각해서 35%까지 밀렸다가 현재 트로이온스당 28달러대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도 약세가 이어져 9개월 만에 8만 달러 선이 붕괴되었고 현재 77,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귀금속은 달러의 가치와 반대로 가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달러 강세에 영향을 받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상승하여 현재 108.99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단기 자금이 워낙 많이 유입되면서 과열되었던 양상이 있었기 때문에 조정의 빌미와 딱 들어맞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국채시장에서는 미국의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하락한 반면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상승하는 엇갈린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엇갈린 양상은 시장이 워시를 단순한 금리 인하 지지자로만 보지 않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합니다. 시장에서는 워시가 트럼프의 압박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기준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보지만, 중장기적으로 보았을 때는 인플레이션 관리에 엄격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연준의 독립성 훼손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상당했었는데, 워시가 연준 안에서 일했던 경험도 있고 시장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가 약간 누그러지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금융시장에서 현재 관심을 갖는 것은 워시가 취임했을 때 연준이 보유하고 있는 많은 양의 국채와 MBS(주택저당증권)를 줄일 수 있을지입니다. 만약 이렇게 되면 시중의 유동성이 감소하게 되고, 이것이 달러 가치와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했던 배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준이 대차대조표 축소를 현재 중단한 상태인데 재개하게 될 경우에는 장기 국채 금리가 올라갈 수 있고, 이러면 미국인들이 부담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비싸지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다시 화나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사용자 비평에서 지적한 것처럼, 금은 급락을 워시 쇼크로만 묶는 서사는 흥미롭지만 과열 포지션 정리, 파생시장 레버리지 청산, 달러인덱스 반등 같은 구조적 요인이 얼마나 기여했는지 비중을 더 분리해야 원인 과장 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금은 시장에서는 단기 투기 자금의 청산과 함께 기술적 조정이 겹쳐진 측면이 강합니다. 따라서 스토리보다 지표를 우선하는 태도가 중요하며, 달러와 실질금리, 연준의 QT 재개 신호를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SK하이닉스와 반도체 실적 전망
국내 증시에서는 SK하이닉스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 SK하이닉스는 5.57% 상승하며 90만 9,000원에 마감하면서 처음으로 90만닉스를 달성했습니다. 증권사들이 반도체 주의 목표 주가를 앞다투어 올려 잡고 있는 가운데, 현재 SK하이닉스에 제시된 최고 목표 주가는 150만 원입니다. SK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사이클을 타는 순환적인 산업에서 장기 공급 계약 기반의 구조로 변모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우리나라 양대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은 이후 20개 증권사가 목표 주가를 상향했습니다. 삼성전자는 가장 낮은 것이 8만3,000원, 가장 높은 것은 26만 원이고, SK하이닉스는 가장 낮은 것이 97만 원, 가장 높은 곳은 150만 원까지 부르고 있습니다. 외국계사 중에서는 JP모건이 SK하이닉스 목표가를 125만 원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데이터센터 붐과 함께 계속되고 있습니다. 샌디스크가 시장 추정치의 두 배 가까운 실적을 달성하며 슈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습니다. 샌디스크는 지난 10월부터 12월까지 매출이 1년 전보다 61% 증가한 30억 달러, 영업이익은 386% 불어난 11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당 순익 EPS는 6.22달러로 1년 전에 비해 400% 이상 급증했습니다.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낸드 제품인 SSD의 수요가 급증한 덕분입니다.
샌디스크의 CEO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올해 데이터센터 낸드 시장 성장률을 20대 지에서 40%로 예상했는데 60%로 수정했습니다. 수요 증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으며, 특히 엔비디아가 낸드의 새로운 구매자로 등장하고 있어서 내년과 내후년에 규모가 또 늘어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덕분에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주가가 전반적으로 안 좋았음에도 샌디스크는 6.85% 상승하며 576달러선을 기록했습니다.
1월 수출 통계도 호조를 이어갔습니다. 지난달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3.9% 증가해서 658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5대 수출 품목 중 13개가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으며, 특히 반도체는 1월 수출액이 두 배가 되면서 처음으로 2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반도체 호황이 IT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것도 관찰되는데, 컴퓨터 수출액이 SSD 판매 급증에 힘입어 89% 증가했고, 무선통신기기는 66%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워시 지명과 금은 급락, 그리고 반도체 실적 호조라는 세 가지 이슈는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의 복잡한 역학을 보여줍니다. 사용자 비평이 강조한 것처럼, 관건은 새 의장이 트럼프의 요구와 인플레 신뢰 사이에서 어느 쪽을 더 희생시키는지입니다. 인준 전까지는 기대와 공포가 번갈아 가격을 흔들 가능성이 크며, 포지션은 분할로만 대응해야 합니다. 과욕은 금물이며, 스토리보다 지표를 우선하는 태도가 이 시기를 안전하게 살리는 길입니다.
[출처]
[모닝루틴] 워시 쇼크에 은값 하루 35% 폭락 (2월 2일 한국경제 주요 뉴스)/한국경제TV: https://www.youtube.com/watch?v=lxydliB7w1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