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애의 행방』은 그의 기존 작품들과는 결이 다릅니다. 살인사건이나 복잡한 트릭보다는, 실종된 한 여성을 둘러싼 인간관계와 감정의 흐름에 초점을 맞춘 ‘감성 추리소설’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독자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단순한 범죄의 실체가 아닌, 그 뒤에 감춰진 감정과 사랑의 흔적들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연애의 행방』의 줄거리 요약과 함께, 어떤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하면 좋을지에 대한 기준을 총평 중심으로 정리해 봅니다.
줄거리 요약: 사라진 여자, 남겨진 감정들
소설은 ‘미사키’라는 여성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시작됩니다. 그녀와 얽힌 남성들이 중심인물로 등장하는데, 각각은 자신과 미사키의 관계를 통해 그녀의 행방을 추적하려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단순히 실종사건을 수사하는 구조가 아니라, 인물들이 ‘사랑이란 무엇이었는가’를 각자의 시선으로 반추하는 구조를 가진다는 점입니다. 각기 다른 감정의 조각들이 하나씩 드러나며, 미사키의 실체는 오히려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작가는 ‘사랑의 본질’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편향될 수 있는지를 독자의 시선에 맡기며, 미스터리를 통해 인간관계를 해부합니다. 끝내 미사키가 진짜 원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질문하게 만드는 이 작품은, ‘연애와 추리’라는 이질적 장르를 감정의 언어로 매끄럽게 엮어냅니다.
감성 추리의 정점: 전형을 벗어난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는 일반적으로 정교한 트릭과 과학적 설정으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하지만 『연애의 행방』은 그 전형을 의도적으로 탈피한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플롯의 치밀함보다 인물 간의 심리와 감정선을 더 중요하게 다룹니다. 각 장면은 마치 연애소설처럼 부드럽고 섬세하게 그려지지만, 독자는 점점 이 감정들이 단순한 ‘사랑’이 아님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누가, 왜 사라졌는가’보다는 ‘사람은 왜 사랑을 오해하고, 집착하며, 버리는가’를 중심에 둡니다. 추리라는 장르적 재미는 유지하면서도, 그 이면에 깔린 인간 심리의 복잡함을 문학적으로 접근하고자 한 작가의 시도가 돋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작가적 지평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전환점입니다.
추천 대상: 감정선 중심의 장르소설을 찾는 독자
이 작품은 단순한 사건 중심의 추리소설을 기대하는 독자에게는 다소 느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연애소설의 감성, 인간의 심리묘사, 미묘한 관계 속 긴장감을 즐기는 독자라면 이 책은 매우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연애소설 특유의 감정선은 좋아하지만, 거기에 약간의 서스펜스와 미스터리를 가미한 ‘복합장르’를 찾는 30~40대 독자에게 강력 추천할 만합니다. 또한 ‘사랑의 본질’에 대해 좀 더 냉정하게, 동시에 서정적으로 생각해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이 책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연애와 추리를 별개로 보지 않고, 감정이 결국 가장 강력한 미스터리임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감정 중심의 이야기를 선호하는 독자에게 최적화된 히가시노 게이고식 감성추리입니다.
『연애의 행방』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기존 작품들과 다른 감성 중심의 추리소설로, 감정선과 미스터리를 동시에 즐기고 싶은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사랑의 본질을 추리처럼 풀어내는 이 작품은, 연애와 인간관계에 고민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