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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책 소개

by start03 2025.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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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책표지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책표지

아무도 오지 않는 곳을 선택한 사람의 고독과 회복을 따라가는 천설란 장편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줄거리와 감정 해설 도시의 소음과 사람 사이에서 조금씩 투명해지는 느낌을 받은 주인공이, 어느 날 조용히 짐을 싸서 ‘아무도 오지 않는 곳’으로 떠나는 이야기. 천설란 작가의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는 화려한 사건 없이도, 한 사람이 세상과 거리를 두고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을 아주 조용한 톤으로 그려냅니다. 이 책의 줄거리는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번아웃과 관계 피로, 외로움과 안도감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 촘촘하게 깔려 있습니다. 독자는 주인공이 도시에서 벗어나 외딴 마을의 작은 방에 정착하는 과정을 따라가며, ‘정말 아무도 오지 않는 곳’이라 믿었던 공간에서 오히려 자신에게 귀 기울이게 되는 변화를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스포일러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작품의 전체적인 흐름과 주요 장면들을 정리하고, 왜 이 조용한 소설이 읽는 사람의 마음을 오래 붙잡아 두는지 감정의 결까지 함께 풀어보려 합니다. 책을 읽기 전 분위기를 미리 알고 싶거나, 읽은 뒤 자신이 느낀 감정을 정리해 보고 싶은 분들께 도움이 되는 안내서가 되었으면 합니다.

도시에 남겨진 사람에서, 아무도 오지 않는 곳으로 떠나는 사람까지

천설란 작가의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를 펼치면 거창한 사건이나 극적인 대사 대신, “이제 조금 조용한 곳으로 가고 싶다”는 마음부터 만납니다. 주인공은 특별히 실패한 것도, 세상이 뚜렷하게 등을 돌린 것도 아닙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적당히 웃고, 적당히 맞춰 주며 살아가는 평범한 인물입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출근길 지하철에서 들리는 소음, 사무실 안에 떠다니는 가벼운 농담, 연락이 끊기지 않는 메신저 알림들이 모두 자신과 상관없는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괜찮냐”는 말을 듣고 싶으면서도, 막상 누가 그렇게 물어오면 더 이상 아무 말을 못 할 것 같은 상태. 이 애매한 거리감이 오래 쌓이자, 그는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사라지고 싶다’는 마음에 가까운 지점에 도착합니다. 이때 주인공이 택한 방법은 극단적인 단절이 아니라, 물리적인 거리 이동입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주변 사람들과 시끄러운 다툼을 벌이는 대신, 도시의 끝자락에서 한참 떨어진 작은 마을을 고릅니다. 지도에서 찾기도 애매한 곳, 교통편도 불편하고, 일부러 찾아올 사람은 거의 없을 법한 장소입니다. 독자는 이 결정 과정에서 “나도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 본 적 있지 않았나” 하는 공감을 느끼게 됩니다. 작가는 주인공의 마음을 과장해서 밀어붙이지 않고, 누구나 한 번쯤 떠올려 봤을 만한 피로감과 공허감을 천천히 펼쳐 보입니다. 서론에 해당하는 이 구간은 이야기의 출발점이자, 독자에게 “이건 누군가의 특수한 비극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조금씩 스며 있는 감정의 이야기다”라고 알려주는 장치처럼 작동합니다. 그렇게 주인공은 아주 조용하게 도시를 떠나고, 독자는 그가 어떤 풍경 속에 스스로를 내려놓게 될지 자연스럽게 궁금해집니다.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다시 들리는 자신의 목소리

주인공이 도착한 곳은 말 그대로 아무도 쉽게 찾아오지 않을 법한 작은 동네입니다. 버스는 하루에 몇 번만 오고, 밤이 되면 가로등 몇 개만 희미하게 켜진 채 오래된 건물들이 그대로 어둠 속에 잠기는 곳. 그는 이곳에서 오래 방치된 듯한 작은 방 하나를 얻어 살기 시작합니다. 줄거리만 놓고 보면 특별한 사건이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짐을 풀고, 창문을 열었다 닫고, 난방기를 켜고 끄고, 동네 슈퍼에 들러 생필품을 사 오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는 정도의 일상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이 반복 속에서 예전에는 미처 들리지 않았던 소리들이 서서히 선명해집니다. 도시에서는 항상 배경 소음에 묻혀 있던 자신의 생각들이, 이곳에서는 마치 방 안에 울리는 작은 발자국처럼 또렷하게 들려옵니다. “그때 왜 그렇게 웃어 넘겼을까”, “사실은 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아 있었는데” 같은 뒤늦은 질문들이 불쑥 올라오고, 주인공은 처음에는 이 생각들이 불편해 TV를 켜거나 휴대폰 화면을 계속 넘기며 피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주변에 그 소음을 계속 유지해 줄 사람이나 공간이 없기 때문에, 결국 그는 자신과 마주 서는 수밖에 없습니다. 작가는 이 과정을 거친하게 설명하지 않고, 문장을 최대한 절제한 채 방 안의 공기, 창밖의 바람, 멀리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 같은 디테일을 통해 주인공의 내면 상태를 비춥니다. 시간이 조금 더 흐르면서, 이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도 몇몇 사람이 등장합니다. 우편물을 전해주는 집배원, 동네 슈퍼 주인, 길을 잃고 잠시 들르는 여행자 같은 인물들입니다. 이들은 중요한 조연이라기보다, “완전히 끊어진 삶 같은 건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존재에 가깝습니다. 특히 몇 번 마주치다 자연스럽게 말을 섞게 되는 한 이웃은, 이 마을에서 오래 지낸 사람의 시선으로 주인공을 바라보며 “여긴 다들 한 번쯤 숨으러 오는 곳” 같은 말을 건넵니다. 그 대화 자체가 커다란 사건은 아니지만, 주인공의 마음에는 작은 균열이 생깁니다. 자신만 특별히 망가진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누구나 한 번쯤 도망치고 싶은 시기를 겪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되는 단계입니다. 본론 후반부로 갈수록 계절이 서서히 바뀝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차갑기만 했던 공기는 어느 순간 조금 부드러워지고, 눈이 쌓였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풍경에도 미세한 변화가 찾아옵니다. 그 변화에 맞춰 주인공 역시 하루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숨고 싶어 이곳에 왔다면, 이제는 “여기에서라면 한 번쯤 다시 시작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를 조심스럽게 떠올립니다. 줄거리는 여전히 조용하지만, 독자는 문장 사이사이에 스며든 작은 온도의 변화를 분명하게 느끼게 됩니다.

떠나온 자리와 머무는 자리 사이에서, 자신과 맺는 조용한 화해

이야기의 결말은 드라마틱한 복귀나 눈에 띄는 성공담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다시 도시로 돌아가기로 결정한다든지, 누군가가 그를 찾으러 먼 길을 달려온다든지 하는 장면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작가는, 이전의 주인공이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작은 선택들을 보여 줍니다. 예를 들어 한동안 꺼두었던 휴대폰을 다시 켜 둔 채 잠이 든다거나, 우편함을 열어보는 일을 습관처럼 챙기기 시작한다거나, 동네 사람들이 여는 작은 모임에 얼굴을 비추는 장면처럼요. 이 사소한 행동들은 “나는 이제 조금은 누군가와 다시 엮여도 괜찮다”라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완전한 단절이 아니라, 적당한 거리에서 세상과 다시 연결되려는 움직임입니다. 결국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의 줄거리는 한 사람이 고립을 선택했다가, 그 고립을 통해 오히려 자신의 마음을 정리하고 다시 ‘살아 있는 사람’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여전히 완벽하게 치유된 상태가 아니고,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시끄럽습니다. 하지만 그는 더 이상 자신을 지워 버리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여기엔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믿었던 그 장소가, 실은 자신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대기실 같은 곳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독자는 그 과정을 함께 따라가며, 각자 마음속에 있는 ‘아무도 오지 않는 방 하나’를 떠올리게 됩니다. 힘들 때마다 머릿속으로라도 숨어 들어가 잠깐 앉아 있을 수 있는 자리, 그러나 언젠가는 그 문을 열고 다시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자리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고독 서사가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완벽하게 괜찮지 않아도, 잠시 숨으면서 버텨도 된다”는 조용한 허락을 건네는 소설에 가깝습니다. 줄거리가 크고 화려하지 않기에 오히려, 읽는 사람의 삶과 자연스럽게 포개어지기 쉽습니다. 천설란 작가는 거친 위로 대신, 온도가 낮지만 오래 가는 문장을 사용해 독자 옆에 가만히 앉아 있는 쪽을 택합니다. 그래서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는 책장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마음속에 남아, 문득 혼자 있는 밤이나 지친 저녁에 다시 떠올리게 되는 이야기로 기억됩니다. 이 글이 전체적인 줄거리와 감정의 흐름을 미리 느껴 보고 싶은 분들께, 책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작은 안내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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