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어 사전』은 아침달 편집부가 겨울이라는 계절을 하나의 언어적 세계로 바라보고, 그 속에 담긴 감정·기억·정서를 단어의 형태로 정리해 독자에게 건네는 감성 에세이집이다. 이 책은 우리가 날마다 사용해온 일상적인 단어들에 겨울이라는 계절적 감각을 더해, 마치 처음 보는 언어처럼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단순한 감성 에세이가 아니라 ‘사전’이라는 구조로 엮였다는 점에서 기존의 계절 문학과 다른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아침달 편집부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서정적인 문체는 어떤 단어든 겨울과 닿게 만들고, 짧은 글임에도 독자의 마음속 깊은 곳을 건드리는 울림을 남긴다. 이 책은 한 계절을 단순히 풍경으로 묘사하는 것을 넘어, ‘겨울을 언어로 정의하는 작업’이라는 특별한 시도로 만들어졌으며, 그 기획의도에는 우리가 놓치고 지나쳤던 감정의 온도를 다시 느끼게 하려는 편집부의 깊은 의도가 담겨 있다. 이 글에서는 『겨울어 사전』이 왜 지금 시대에 태어났는지, 어떤 배경 속에서 기획되었는지, 그리고 출판사가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한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차근차근 탐구해본다.
『겨울어 사전』이 만들어지기까지: 기획 의도와 출판사의 철학적 배경
『겨울어 사전』이 기획된 배경에는 ‘짧은 언어의 힘’을 믿는 아침달 편집부의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아침달은 시와 짧은 글의 미학을 오래도록 다뤄온 출판사로, 단어 하나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가장 잘 이해하는 곳이다. 이 책은 그런 출판사답게 ‘겨울을 단어로 정의하는 실험’에서 출발한다. 계절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찾아오지만, 그 계절이 건드리는 감정은 사람마다 다르다. 편집부는 그 차이를 단어로 담아 더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감정과 마주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 했다.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겨울을 어떻게 언어로 기록할 수 있을까?”였다. 대부분의 에세이는 서사 중심으로 구성되지만, 『겨울어 사전』은 사전적 배열을 통해 독자가 ‘단어 하나하나를 음미하는 읽기 방식’을 경험하게 한다. 이는 빠르게 지나가는 일상 속에서 독자가 잠시 멈추어 자신의 감정을 단어로 바라보도록 만드는 감성적 장치다. 또한 아침달 편집부는 겨울이 지닌 상징성—차가움, 고요함, 빛의 부재, 느린 속도, 그리고 잔잔한 슬픔—이 단어 형식과 매우 잘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책의 구성 자체가 겨울의 리듬에 맞춰져 있으며, 한 페이지의 글이 마치 눈송이처럼 가볍고 고요하게 내려앉도록 설계되었다. 이 책이 출간된 시기 역시 의미가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스크롤이 지배하는 콘텐츠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감정을 정의할 시간을 잃어가고 있다. 『겨울어 사전』은 잊혀가는 감정의 언어를 다시 찾아주고, 독자가 자신의 마음을 느리고 조용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즉, 편집부는 이 책을 통해 ‘감정을 되찾는 사전’을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사전 형식이 가진 문학적 힘과 겨울이라는 주제가 만나 탄생한 구조적 아름다움
『겨울어 사전』이 특별한 이유는 ‘사전’이라는 독특한 형식이 겨울이라는 계절적 감성과 절묘하게 맞물리기 때문이다. 사전은 단어의 의미를 명확하게 정의하는 도구이지만, 이 책에서는 오히려 단어를 열어 감정의 여지를 남긴다. 독자에게 틀에 박힌 의미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단어를 통해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꺼내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는 기존의 사전이 제공하는 딱딱함 대신, 문학적 부드러움을 채워 넣는 새로운 형식 실험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단어는 문장보다 짧고, 짧기 때문에 더 많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겨울’이라는 계절은 원래 쓸쓸함과 고요함, 따뜻함과 그리움, 잃어버린 것과 다시 찾고 싶은 것들이 뒤섞여 있는 복합적인 감정의 계절이다. 이를 감정적으로 설명하려면 서사가 필요하지만, 사전 형식은 단어 자체가 정서의 문을 열게 한다. 독자는 한 단어를 읽고 그 아래 짧게 적힌 문장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편집부가 사전 형식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천천히 읽는 문화’를 되살리기 위함이다. 사전은 한 번에 읽는 책이 아니라, 필요할 때 한 페이지씩 펼쳐보는 책이다. 『겨울어 사전』 또한 같은 방식으로 ‘천천히’, ‘조용히’, ‘마음이 원하는 단어부터’ 읽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겨울이라는 계절이 갖는 느린 속도와 정서적 울림을 자연스럽게 반영하며, 독자에게 계절적 몰입감을 부여한다. 결국 이 책은 단어를 통해 겨울의 감정을 다시 정의하고, 사전이라는 형식을 통해 감정의 깊이를 확장하는 독특한 문학적 실험으로 완성되었다.
『겨울어 사전』이 독자에게 남기는 의미와 계절 문학의 새로운 지평
『겨울어 사전』은 단순한 계절 에세이를 넘어, 독자의 감정을 기록할 수 있도록 ‘언어의 도구’를 제공하는 책이다. 많은 독자들이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의 겨울과 마주하게 되고, 단어를 통해 감정이 정리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는 서사 중심의 에세이에서는 얻기 어려운 독서 경험이며, 짧은 문장과 단어 중심의 구성에서만 등장하는 독특한 감정 흐름이다. 특히 이 책은 독자에게 ‘나만의 사전’을 만들도록 영감을 준다. 단어가 감정을 담아내는 그릇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 독자는 자신의 기억과 감정을 단어로 정의하기 시작한다. 이는 단순한 독서 경험을 넘어 창작의 영역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감정적 확장이다. 또한 『겨울어 사전』은 계절 문학이 얼마나 넓은 감정 스펙트럼을 품고 있는지 보여주며, 겨울이 단순히 추운 계절이 아니라 ‘정리와 회상, 휴식과 준비의 계절’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시킨다. 출판 시장에서도 이 책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사전형 문학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더 넓은 대중에게 알렸고, 단어와 감정을 결합하는 독특한 구성은 이후 비슷한 형태의 책들이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아침달 편집부는 이 책을 통해 계절 에세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며, 감정 중심의 문학적 흐름 속에서 자신들만의 색깔을 확실히 드러냈다. 결국 『겨울어 사전』은 겨울이라는 감정을 재구성하는 문학적 도구이자, 독자의 감정을 언어로 정리해주는 인생의 작은 사전이다. 이 책은 한 번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겨울마다 다시 펼쳐보고 싶은 ‘감정의 사전’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 점이 바로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힘이고, 아침달 편집부가 노리고자 했던 본래의 기획 의도라 할 수 있다.